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토목·건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들의 추진실적이 지지부진해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본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서울시 토목부에서 발주한 50억원 이상 규모의 SOC 공사는 총 18개인데 현재까지 공사가 끝난 건 3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초 준공예정일이 지연된 것이 15개이고 공정률이 50%도 안 되는 공사도 5개로 전반적으로 SOC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들 18개 사업의 총사업비는 1조8589억원이고 이 중 서울시가 지금까지 투입한 예산은 69.5%인 1조2916억원에 불과했다.

일례로 성산대교로 몰리는 차량을 분산하기 위해 5년째 짓고 있는 마포와 영등포를 잇는 월드컵대교 공사는 당초 올 8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현재 공정률은 25%에 그치고 있다. 총 공사비 2589억원 중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은 695억원이다.

대표적 사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년 12월 완공예정인 도시고속도로 정릉길 연결램프 설치공사는 9%, 2017년 12월 완공예정인 신림~봉천터널 도로 건설공사 2공구는 22%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런 결과에 대해 서울시는 예산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정작 서울시는 광장이나 공원 조성에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실제 서울시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재생 및 공원화 사업에 462억원, 상도근린공원에 244억원, 경춘선 숲길공원 1~2단계 조성사업에 97억원과 143억원, 경의선 숲길공원 2~3단계에 124억원과 116억원이 각각 계획돼 있다.

이 밖에도 봉화산 근린공원에 71억원, 용마도시자연공원에 67억원, 이태원 부군당 역사공원에 28억원 등을 투입하거나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같이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에서 조성했거나 조성하고 있는 광장과 공원은 총 41곳으로 총 사업비 규모가 2199억6800만원에 달한다.

이 중 지금까지 완공된 광장과 공원은 21곳(51.2%)으로 653억9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나머지 20곳의 광장과 공원 공사도 2018년 박 시장 임기 전에 공사가 끝날 예정이다.

SOC사업과 달리 광장이나 공원조성 사업은 대략 2~3년 내에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어 서울시가 시민에게 밀접한 SOC사업은 제쳐두고 별로 급하지 않은 전시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이래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서울시는 뉴욕 하이라인파크를 본떠 서울역 고가도로를 폐쇄하고 그 자리를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는 총 사업비 380억원 중에 올해 110억원을 배정해 이르면 오는 11월 첫 삽을 떠 2017년 완공하겠다는 목표를 삼고 있다.

하지만 인근 주민과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상권이 죽는다며 대체도로 건설이 먼저라고 반발하고 있고, 문화재청에서는 문화재보호대책 우선 마련, 경찰청에서는 교통대책을 우선 마련하라고 지적하고 있음에도 서울시는 정치적 의도를 운운하며 강행하고 있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진행되는 서울시 사업은 충분한 여론수렴과 우선순위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다가는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 같은 이유가 아니더라도 SOC는 도시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영속가능한 발전의 담보물일 뿐 아니라 사업 추진을 통해 관련 산업과 지역 경제에 활력을 넣는 등 다각적인 목적과 효과를 가지기에 장기 계획에 따라 사업이 제때 제대로 추진돼야 한다.

서울시는 미래를 위한 SOC 사업이 전시성 사업으로 인해 뒷전으로 밀리지 않도록 사업계획과 예산집행에 좀 더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경기 고양덕양을·국토위)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