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30주년 특집- 장수 전문건설업체를 가다

◇송명근 대표

잘 될 때 위기 대비 ‘댐 경영’
강남 한복판에 새 사옥 마련 
부자가 모두 시평 3위 기록도

과도한 욕심을 자제할 것. 매출규모보다 이익을 중시할 것. 정당한 권리라면 갑에게도 주장할 수 있을 것.

흥망성쇠의 주기가 짧은 철근콘크리트공사 업계에서 2대째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두송건설㈜의 송명근 대표이사는 전문건설의 장수비결로 간단한 기본과 원칙을 꼽았다. 두송은 이처럼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올해 철콘업계에서 시공능력평가액 전국 3위를 기록했고 지난 7월에는 강남역 인근에 신축사옥을 마련하는 등 내실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창업주인 송 대표의 아버지 송진정 회장은 “난 안 가본 곳이 없다”는 말로 운을 뗐다. 1929년생인 그는 단종공사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부터 건설현장을 누볐다. 70년대 해외건설 붐이 불던 시기,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에도 참여했던 송 회장은 성실성 하나로 그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송 회장의 집무실엔 당시 사우디의 중앙은행인 SAMA의 프로젝트 엔지니어로부터 받은 취업추천서와 주 사우디 한국대사였던 유양수 대사의 표창장이 소중히 간직돼 있었다. 액자에 담긴 두 장의 종이에는 그의 추억과 자부심, 회한이 복잡하게 교차해 있는 듯 했다.

송 회장은 80년대에 들어서도 개인사업과 동업을 통해 골조 건설현장을 누볐고, 전문건설업 경영에 눈을 뜨게 된다. 그는 1989년 두송건설을 설립해 착실히 내실을 다져왔고, 창업 10년 만인 1999년엔 철콘 시공능력 순위 전국 3위에 오르기도 했다.

◇ 2010년 재스민 혁명 당시 두송의 리비아 건설현장

2005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송명근 대표는 아버지가 닦아놓은 신작로를 확장하고 포장했다. 기존의 사업 노하우와 경험을 데이터화 시키고, 새로운 경영 기법을 도입했다. 또한 종합건설사들과의 관계도 신뢰와 긴장 속에서 합리적으로 이어왔다.

송 대표는 전문건설사의 경영방식에 ‘댐 경영’을 참고해 볼 것을 추천했다. 댐 경영은 일본 마츠시다전기의 창업자인 마츠시다 고노스케의 지론으로, 사업이 잘 될 때 유보금을 충분히 비축해둬야 일감 감소나 경제 위축으로 인한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송의 신사옥을 비롯해 서울 서초와 마포에서 진행 중인 빌딩건축 및 임대사업이 바로 댐 경영의 일환이라고 송 대표는 설명했다.

송 대표는 대표이사 취임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튀니지의 재스민혁명을 꼽았다. 두송은 2010년 리비아의 주택건설현장에 투입돼 공사를 진행했는데, 당시 카다피 정권에 반대하는 시민군들의 반정부 운동이 아랍국가 전역으로 확대되자 공사중단은 물론이고 공사장비와 식량을 탈취당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는 즉시 항공편이 있는 튀니지로 들어가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현장직원 12명 등 근로자들은 공사현장에서 서쪽으로 150㎞ 떨어진 국경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직원들은 탈출 과정에서 만난 7개 검문소에 노트북과 핸드폰 등을 넘겨주면서 검문을 통과해 국경에 도착했고, 송 대표는 현지 참사관과 함께 국경으로 나가 직원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을 직접 경험한 이동벽 이사는 “사장님과 참사관님의 지원이 없었다면 더 큰 일을 겪을 뻔했다”며 “이 일로 회사 전직원이 더 끈끈한 관계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건설업계의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거침없이 풀어놨다. 전문건설의 직접적인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해외진출은 현지에 회사를 새로 차리는 것만큼 어렵다. 그나마 건설산업이 자리잡히지 않은 후진국에서는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에 대해서도 “인근 산업과 융합하거나 이업종으로 전향하는 일이 빈번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 후계에 관한 질문에는 “직원들 중에 전문경영인이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부자 전문건설인 모두 해외건설을 직접 경험했고 시평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두송. 송진정 회장과 송명근 대표가 ‘두송’이란 이름 안에서 어떤 기록을 남기며 전문건설업계를 이끌어 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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