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 ‘루지’

핸들과 바퀴 달린 썰매… 세계 6곳뿐
배우기도 쉬워 한 번 타면 또 타게 돼

따뜻한 봄기운이 가득한 경남 통영이 복작거리기 시작한다. 전 세계 6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스카이라인 루지’를 타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여든 탓이다.

루지는 특별한 동력장치 없이 특수 제작된 카트를 타고 땅의 경사와 중력만을 이용해 트랙을 달리는 놀이시설이다. 뉴질랜드에서 처음 발명돼 뉴질랜드(2곳), 캐나다(2곳), 싱가포르(1곳)에 이어 통영에 6번째로 개장했다. 올해 2월에 개장하자마자 이용객이 몰려 주말에는 2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할 정도니 그 인기가 실로 대단하다.

스카이라인 루지는 동계스포츠인 루지와 이름은 똑같지만, 훨씬 안전하고 쉽다. 썰매에 방향 조절할 수 있는 핸들과 바퀴가 달린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조작법 또한 어린이도 혼자서 탑승할 수 있을만큼 간단하다. 단, 키가 85~110cm인 어린이는 보호자와 동반해야 한다.

루지체험을 위해서는 미륵산과 통영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체어리프트를 타고 상부 탑승장으로 올라간다. 처음 이용하는 사람은 간단한 썰매 사용법을 교육받는다. 다리를 앞으로 쭉 뻗고 앉아 핸들을 두 손으로 앞으로 밀면 썰매가 천천히 앞으로 밀려 나간다. 조금 더 힘을 풀어 핸들을 더 앞으로 밀면 속도가 붙는다. 반대로 핸들을 몸쪽으로 잡아당기면 속도가 늦춰진다.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썰매를 움직이고 멈추는 걸 확인받은 후 바로 출발선에 선다.

천천히 경사가 완만한 구간을 내려가 본격적으로 트랙을 달린다. 시원한 봄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발아래는 남해의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아름다운 풍경에 여기저기서 즐거운 함성이 울린다.

루지 트랙은 총 1.5km. 시속 10~15km 정도로 달려 8~10분이면 하부역사에 도착한다. 너무 빨리 끝나버린 것 같아 아쉬운 찰나 나가는 출구에서 추가 티켓을 판매한다. 한번 타고 내려오면 “한 번은 결코 충분하지 않다”는 슬로건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현재는 트랙이 하나뿐이지만 3개의 출발점에서 시작해 하강 중 6개의 코스로 나뉘는 트랙이 2020년까지 조성된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처음 시도에는 썰매를 운전하는 것도 미숙하고 가속도가 붙으면 겁이 나서 속도를 줄이기도 한다. 두 번째부터는 요령도 생기고, 자신감도 붙어 완주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여러 번 루지를 이용해 본 커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경주를 하기도 한다.

통영까지 왔는데 대표 여행 코스인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를 빼놓으면 또 섭하다. 하부역사에서 상부역사까지 걸리는 시간은 10분 남짓. 상부역사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미륵산 정상에 도달한다. 정상에서 보이는 통영시 전경이 관람 포인트다. 하늘, 땅, 섬과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는 통영의 매력에 하루라는 시간이 너무도 짧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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