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전문건설업체가 개최한 안전경영선포식에 다녀왔다. 새롭게 구축한 안전관리시스템을 소개하고 임직원들의 안전경영 의지를 다지기 위한 자리였다.

이 회사는 수개월간 컨설팅을 통해 맞춤형 위험성 평가를 마련하고 개별 현장 단위로 안전관리 상황을 체크할 수 있는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본사에서는 각 현장의 위험 요인과 안전관리 수준을 계량화된 척도로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내릴 수 있게 했다.

통상 안전경영선포식은 대기업의 전유물로만 생각해온 터라 나름 신선한 자리였다. 더욱이 이날 선포식은 경직되고 엄숙한 분위기는 아니었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올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지만 사고 사망자의 획기적인 감소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건설현장서 사고로 사망한 사람 수는 78명으로 지난해 85명과 비슷한 수치였다. 이와는 반대로 기본적인 안전조치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현장의 위험을 관리하는 데는 시스템은 물론이고 사람들의 인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의 방증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같은 인식 개선에는 적지 않은 기간이 걸릴 것이다.

이 회사도 그런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대표부터 나서 현장의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선포식도 그런 노력의 하나였다.

안전에는 왕도가 없다. 중소기업일수록 안전 문화 혁신을 위해 관리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낡은 경영으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대기업이 하니까 따라가는 식이 아니라 의지를 갖고 시스템 마련과 인식 개선에 힘써야 한다.

전문건설업계에 이같은 회사가 많이 생겨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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