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법이 열 살의 나이를 맞았다. 도시의 쇠락을 막을 요량으로 시작한 법 제정이었다. 뉴타운 건설이나 도시 재개발의 대안으로 시작한 야심만만한 도시 사업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주력 사업으로 선정하고, 무려 50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다. 도시 쇠퇴 지표에 시달리던 많은 지자체가 앞다투어 이 사업에 참여했다. 도시를 새롭게 살리는 일이 지자체 생존과 관련됐음을 인식한 탓이었다. 아직은 사업이 진행 중이긴 하나, 10년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를 핑계삼아 사업 성공을 위해 말을 걸어 보자.도시 재생 사업의 성과는 다양한 얼굴
한국식 구분법이다. ‘금수저’와 ‘흙수저’이다. ‘금수저’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것이 있는 이들이다. 그들은 돈 또는 줄이 있다. ‘흙수저’는 ‘금수저’를 뺀 나머지다. 그래서 돈도 없고 줄도 없다. ‘흙수저’는 효도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반면, ‘금수저’는 효도를 안 하고 싶어도 안 할 수 없다고 한다. 물려받을 것이 있기 때문이다. 체감경기는 뭘까? 가장 쉽게 ‘흙수저’들이 피부로 느끼는 거시경제 지표들이다. 그 지표들은 자원의 희소성을 반영한다. ‘금수저’들은 경기를 피부로 느끼지 않는다. 희소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불
최근 전기요금 인상 이슈가 여전히 뜨겁다. 지난 5월16일 정부는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8.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 배경은 한전의 적자이다. 한전의 지난 2021~2022년의 누적 적자 규모는 38조5000억원에 달한다. 또한, 올해 1분기만 6조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 여기까지는 잘 알려진 사실이고 아주 단순한 논리이다. 그런데 이 이슈가 꽈배기처럼 본말이 전도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나아가 이도 저도 아닌 해결 방안들이 나오는 복마전이 되고 있
작금의 건설시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건설투자 전망도 어둡다. 특히 올해 1/4분기의 실적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다소 개선됐지만, 건축부문의 위축은 크게 나타났다. 경기선행지수인 건축허가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건설업계는 생존을 위한 경쟁에 노출돼 있다. 2020년 이후 추진돼온 업역개편으로 종합과 전문 간의 상호시장 개방에 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022년부터 시작된 공공공사의 상호시장 개방의 성과에 따른 업계의 반응이다. 업역 간 적정한 공사물량의 확보는 건설기업의 생존과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3월 말 현재 7만2000호에 이르는 것으로 국토교통부가 공식 발표했다. 최근 기술형입찰 공사 4건이 유찰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서울에서 극소수의 알짜배기 재건축단지를 제외하면 전국의 재건축·재개발조합이 시공사를 구하기 어렵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주택사업자가 미분양을 우려해 선뜻 분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미분양 증가와 원가 상승으로 공사가 중단되고 중소건설사가 부도 위기와 줄도산 리스크로 좌불안석이다. 최근 어느 건설사가 보증액 440억원의 현금손실을 감수하고 지방의 주상복합아파트 시공권을 포기했다
디지털 전환의 목적은 개인이나 조직의 임무를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혁신적인 해법들을 만드는 것이다. 그 해법들은 방대한 정보를 수집해 최종적으로는 수행해야 할 임무를 자동화하는 역할을 하고, 해법 자체가 혁신적인 상품으로써 사회적 가치와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디지털 전환은 수요자 또는 사용자 주도로서 사회적 상호작용까지 고려한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모델이 사회적으로 실현되는 것을 의미하며,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 데이터로 바꾸는 ‘디지트화’와 디지트화된 정보를 이용해서 디지털기술과 융합해 비즈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만인율이 0.43이다. 이 수치는 OECD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비교해서도 최하위 수준에 해당한다. EU의 국가별 산업재해통계에 의하면 2018년 기준 EU 평균은 0.13으로 우리나라보다 3배 낮은 수준이다. 다만, 사망만인율 산정기준이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수치에서 너무 많은 차이를 보인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정부는 2018년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만인율을 낮추기 위해 제도개선에 나섰다. 필자도 2018
인공지능 챗GPT가 연일 화제다. 미디어의 지면과 화면을 다 삼킬 태세다. 여태껏 기술에 비해 가히 변곡점이라 칭할 만하다니 호들갑 대신 제대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신기술이 선사하는 놀라움을 꼽으라면 단연 인간 동형성과 복합성이다. 오랜 친구 마냥 끝없이 대화를 막힘이 없이 이어가고 심지어 인간적 교감도 일부 가능하다. 그에 보태 영역의 제한 없이 복합적인 정보를 쏟아낸다. 인간 동형적이며 무한 복합적인 면 탓에 우리 살림살이에 큰 긴장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론 더 큰 긴장을 가져다줄 게 뻔하다. 인공지능 이전의 대표적 신기
‘주69시간제’가 ‘과로 사회’를 만든다는 주장이 있다. 터무니없다. 근로자들에게 주당 69시간 노동을 강요한다는 식이다. 큰 오해다. 표현이 잘못돼 벌어진 일이다. ‘주69시간제’가 아니라 ‘근무시간제 개편’이라고 해야 맞을 듯하다. 정확히 지적하면, 근로자들에게 근무시간을 스스로 ‘최적화’하도록 허용하자는 것이다. 한국은 근무 공식이 있다. 대부분 월요일부터 금요일 그리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을 한다. 그리고 주당 최대 52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 그 근무시간을 개편해보자는 취지다. 원하면 근무시간을 주당 최대 69시
무역수지 적자가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무역수지 적자 기간은 기존 1995년 1월∼1997년 5월까지 29개월 연속 적자 기록 이후 25년 만에 가장 길다. 작년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은 대부분 원자재 가격이 아직 충분히 안정화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은 바뀌었다. 핵심 에너지 원자재인 원유의 수입단가는 3월 배럴당 85.9달러로 1년 전의 99.0달러 대비 13.2%나 감소했고 수입액 자체로도 6.1%가 줄었다. 특히 원유를 포함한 주요 에너지원(원유, 석유제품, 가스, 석탄)의 3월 수입액은 164억
우리나라의 해외건설은 수주의존형이다. 대부분이 설계·조달·시공(EPC) 방식의 수주에 의존하고, 기획, 설계, 조달, 시공, 유지관리, 운영에 이르는 생애주기 전반의 사업관리, 운영능력은 미흡한 실정이다. 수주중심의 해외건설 의존도가 강한 현 상황에서 이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지원체제가 구축돼 온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투자개발형 사업의 비중이 높고, 업스트림의 고부가가치 영역에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개도국의 추격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투자개발형 고부가가치형 선진형 해외 진출을 위한
몇 해 전 일산대교 통행료를 지역주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지자체장 선언에 깜짝 놀랐다. 일산대교는 민간자본인 국민연금 운영 도로이고, 나머지 한강교량은 세금 운용도로다. 국민연금 혜택을 누리고 있는 세대가 연금지급 여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어 법을 생명같이 중히 여기는 법조인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국가재정여력을 제대로 이해하면 민자도로 운영권 박탈을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추정이다.지난 2012년 8월17일 조찬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되셨던 변호사 출신의 고(故) 박원순 시장께 비슷한 질문을 했었다. 당시 박 시
최근 미국 건설 전문지 ENR(엔지니어링 뉴스레코드)에 따르면 전 세계 건설시장에서 우리나라 건설사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5.7%를 기록했다. 3년 전인 2018년 점유율은 6.0%로 3년새 0.3%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반면, 중국 건설사들의 매출 점유율은 2021년 28.4%, 3년 전인 2018년 24.5%보다 3.9%p 증가한 수치다. 저렴한 인건비를 내세운 가격경쟁력이 주된 동력이다.우리 건설사는 기술력을 앞세운 해외 선두기업들과 가격경쟁력이 주 무기인 중국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건설업
심상치 않다. 요새 ‘노조’와 ‘조폭’이란 말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합성어 ‘노폭’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우스개다. 노조와 조폭 누가 더 강할까? 노조다. 명분이 따르기 때문이다. 노조는 영어로 ‘유니언(union)’인데 ‘합집합’이란 뜻도 된다. 그래서 세를 불리기가 쉽다. 몇십만 명을 모을 수 있다. 사람들이 모이면 권력이 생긴다. 한자어 ‘권력’을 한글로 풀면 ‘주먹 힘’이다. 법이 없으면 주먹이 곧 힘이다. 법이 있어도 때로는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 원시사회와는 달리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은 주먹이 아니라 머릿수로부
이제 3월이다. 봄이 왔다. 그런데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는 언제쯤 봄이 올 것인가? 통상 실물경제와 부동산 시장은 역(逆)의 관계를 가진다. 왜냐하면 실물 경제는 일정한 사이클을 가지는데, 경기가 하강하거나 침체하는 국면에 진입할 경우 정부는 확장적이고 팽창적인 경기역행적 대응에 나서기 때문이다. 즉 불황 국면에서는 가계의 소득 그리고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기에, 정부는 경제 활력이 과도하게 약화되는 것을 막고 취약계층과 한계기업이 불황을 버틸 수 있도록 재정을 풀고 금리를 낮추는 것이다.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역설적이다. 올해 실물
최근 몇 년 사이에 팬데믹이나 전쟁 등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그 여파로 글로벌 정세나 경제, 그리고 우리의 생활 패턴이 급격하게 변했고 일상이 되고 있다. 더불어 디지털기술, 특히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등의 기술적 혁명은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고, 미래의 산업구조 또한 급격하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2022년 11월 마지막 날 오픈에이아이(OpenAI)가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인 ‘ChatGPT’가 그 예다. 시험 삼아서 엔지니어링 분야의 전문기술에 대한 전망을 물어본 결
국내 건설경기의 침체로 건설기업은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건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해외건설수주는 작년 기준으로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간 해외건설 수주는 2014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차에 최근 3년 연속으로 3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고, 2025년에는 500억 달러 수주 목표가 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레온시티계획이 발표되고 이 사업과 관련한 사우디 정부와의 MOU 체결 등 정부의 발 빠른 해외 건설외교도 해외건설에 대한 건설업계의 관심을 크게 고조시켰다. 전통적으로 해외건설은
정보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이다. 누구든 비상한 처지에 들면 먼저 정보를 취득한 후 대책을 마련한다. 연일 부동산 급락, 건설 경기 위축 시기라 하니 정보 수요는 더욱 는다. 아울러 정보의 질 증진은 더 절실해진다. 정보 매체가 늘어나 소위 잡음에 가까운 정보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허위 조작 정보까지 횡행한다니 정보의 질에 대한 사회적 요청은 커져만 가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인 리얼투데이가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유튜브를 통해 부동산 정보를 구하는 사람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한다. 특히
대한민국 최초로 국가통계가 시작됐던 1967년 개인소득 67달러로 세계 최빈국클럽에 속했었다. 필리핀은 물론 아르헨티나보다 훨씬 낮았을 정도로 가난했던 국가였다. 세계에서 한강의 기적으로 부를 만큼 한국경제는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다. 2018년 한국은 인구 5000만명, 국민개인소득 3만 달러인 ‘30-50’ 선진국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전 세계에서 7번째 국가이고 세계 1차대전 이후 최초국가이기도 하다. 2021년 8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1961년 UNCTAD 창립 이후 한국이
이번 호부터 본지 논단 필진에 김병수 한국구매조달학회 회장이 함께한다. 김병수 회장은 현재 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로 한국건설관리학회 이사, 국토교통부 공항개발기술심의위원을 맡고 있다. 또한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설계심의분과위원, 한국도로공사 건설기술자문위원, 한국토지주택공사 기술평가위원 등을 역임했다. /편집자 주2023년 SOC(사회기반시설) 예산은 도로 및 철도, 신공항 등에 대한 건설사업을 중심으로 총 25조원이 확정됐다. 이는 2022년 예산 28조원 대비 10.7%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공공건설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