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26조7000억여원으로 역대 최고액으로 편성됐다. 올해 23조2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SOC 예산은 2015년 24조8000억원, 2016년 23조7000억원(전년 대비 -4.4%), 2017년 22조1000억원(-6.8%), 2018년 19조원(-14.0%)으로 3년 연속 감소했었다. 이후 지난해 19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했고, 올해는 전년대비 17% 넘게 증가한 23조2000억원이었다.내년 SOC 예산이 늘어난 것은 올해 유례없었던 장마와 폭우, 미세
요즘 사는 게 ‘스트레스풀’(Stressful)이다. 하루하루 돌아가는 나라 모양이 피곤하다.영국이 12월8일 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12월9일자 주요 신문 대부분에 영국에서 첫 접종 대상으로 꼽힌 90세 연령대의 접종자 사진이 실렸다. 같은 장소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를 감격스럽게 지켜보는 과거 ‘확진에서의 회복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사진도 꽤 보였다. 존슨 총리는 “우리 모두가 내년 여름 휴가를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러웠다.걸핏하면 ‘K-방역’ 어쩌고 하며 떠들어 대던 문재인 정부는
정부가 지난 11월19일 24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작금의 전세난을 해소하기 위한 공공임대 공급대책이었다. 국토교통부는 대책을 발표하며 효과를 자신했다. “물량 확보를 위해 공공임대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기대했던 전세난 안정도 없었다. 화살을 ‘아파트’가 아닌 다른 곳으로 쐈기 때문이다.‘11·19 대책’의 핵심은 2022년까지 전국에 11만4000가구의 공공임대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빌라나 다세대주택을 정부가 사들인 뒤 전세나 반전세 형태로 빌려주는 매입임대 방
때아닌 설화(說話)다. 지난 20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 말이다.진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으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 임대주택을 둘러봤다”며 “방도 3개가 있어서 내가 지금 사는 아파트와 비교해도 전혀 차이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이 발언이 나가자 인터넷 등에선 난리가 났다. ‘진선미 의원부터 아파트에서 임대주택으로 이사해 봐라’, ‘여당 의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거냐’ 등 반응이 차갑다. 국
올해 하반기 들어서도 중대형 공공공사의 발주가 지연되면서 공공수주가 부진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공공수주는 대부분이 부진해 전년 같은 달 대비 3조7000억원이나 감소했다. 토목(1조8000억원), 비주택 건축 (1조원) 등에서 수주가 많이 줄었다. 특히 토목 부문의 경우 도로와 교량, 철도 및 궤도 등에서 발주가 감소했다.경기 회복과 직결되는 중대형 토목공사 발주 지연은 예상보다 많다. 한국수자원공사의 ‘대산임해담수화 사업’(공사비 약 2300억원) 발주는 정부 협의 지연으로 미뤄지고 있고, 국가균형발전 프로젝
2005년 8·31 대책이 발표된 날 저녁, 핵심역할을 했던 고위관료랑 자리를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귀갓길 방향이 같아서 택시를 같이 탔는데 술이 불콰하게 취한 그가 돌연 내 손을 꼭 잡으면서 말했다.“박형, 내가 사무관 때부터 꼭 하고 싶었던 것이 뭔 줄 알아요? 보유세 인상이예요. 실효세율 1%. 왜 1%냐고? 주요 선진국이 그래. 사실 우리는 보유세가 너무 낮아서 부동산이 계속 투기 대상이 돼. 그런데 역대 정권은 보유세만큼은 손을 못댔어요. 내 집 갖는 게 한국인의 로망이거든. 그거 손대면 정권이 날라가. 하지만 누군가는
“임대차 3법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전세 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한 ‘2021년도 예산안 제출 시정연설’ 중 한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단호하다”며 이같이 말했다.“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 자신 있다고 장담한다”던 2019년 11월19일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그때 문 대통령은 “과거에는 ‘미친 전월세’라고 했는데 우리 정부에선 전월세 가격도 안정돼 있다”고 자신만만해했었다. 말이 화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독일이 주변 예상보다 더 고전한 데는 사연이 있었다.동독은 공산국가 중에서는 경제와 기술 수준이 가장 높고 복지체제도 잘 되어 있는 나라로 알려져 왔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동독의 1989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9703달러였고 이전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3.02%였다. 같은 기간 서독의 2.66%보다도 높은 수치였다.하지만 통일 이후 실상을 보니 동독 경제는 통계보다 훨씬 썩어 있었다. 한 푼도 없다던 외채가 200억 달러에 달해 매년 총 외화 수입의 62%를 외채이자 지불에 써야 했다. 동독
국가 대형 인프라 사업은 국민 삶의 질을 바꾼다. 하지만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공약과 계획 수립, 실제 착공 과정에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 이기주의와 정치권의 공방이 가세하면 헛바퀴 돌기가 일쑤다. 조속한 사업 추진을 기대하는 지역 주민이나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속만 태우는 일이다.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사업은 20년 동안 답보상태다. 지역 간 갈등이 가세하면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지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도 노선과 정차역 다툼이 벌어지면서 답보상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과제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14일 열린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사실상 집값 안정화에 실패했다는 점을 인정했다.홍 부총리는 특히 “안정세인 주택 매매시장과는 달리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로 전세를 구하는 분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전셋값 상승요인에 대해 관계부처 간 면밀히 점검·논의해 나가겠다”며 “이번만큼은 부동산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정부
올해 부동산 시장은 ‘역대급 시즌’으로 기록될 것 같다. 2006년 부동산 관련 각종 집계가 시작된 이래 두 달 연속 주택매매거래가 10만건을 돌파한 건 올해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상승에 불안감을 느낀 30대들이 영혼까지 끌어와 집을 산다는 ‘영끌’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고, 주식시장에서나 들었을법한 ‘패닉 바잉’이란 말이 이제 부동산 시장에서도 낯설지 않다.사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초기 때 집값은 큰 이슈도 못됐다. 문 대통령의 대선 주택공약의 골자는 공공주택 공급을 늘려 주거부담을 낮추는 쪽이었지 집값을 잡기 위한 묘책
서울 종로구 창신동은 2014년 ‘전국 1호 도시재생사업지구’로 선정됐다. 주민 공동시설 건설 등 직접적인 비용만 매년 2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창신동 재생사업에 투입돼 산마루 놀이터나 채석장 전망대, 이음피움 봉제역사관 등이 잇달아 문을 열었다.하지만 재생사업이 모두 마무리된 현재 주민 대부분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주민 A씨는 “국회의원이나 외부 사람들이 방문할 때에는 산마루 놀이터나 채석장 전망대만 간다”며 “그런데 바로 옆 골목으로만 들어가 봐도 낡은 주택과 계단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창신동 주민들은 최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SOC(사회기반시설) 건설사업에도 비상이 걸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하향 조정됐지만, 이미 발주 일정에 속도를 내야 할 상당수 SOC사업들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 사업설명회 등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SOC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코로나19로 특히 굵직한 대형 SOC사업들은 1∼2개월씩 늦어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지난달 열릴 예정이었던 세종∼청주 고속도로 신설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설명회도 한 달이나 늦게
아침에 분주히 출근준비를 하는 대신 안방에서 서재로 방만 옮겨 컴퓨터를 켠다. 메신저와 화상 카메라, 스마트폰만 있으면 대부분의 업무 처리가 가능해졌다. 같은 시간, 아이의 방은 교실이 된다. 노트북으로 연결된 선생님과 화상 수업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엄마는 스마트폰으로 먹거리나 생필품을 주문한다.코로나19 사태가 국민의 삶의 방식과 기준을 전반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것도 아주 빨리.글로벌 채권운용회사인 핌코의 최고경영자였던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이를 ‘뉴노멀 2.0’이라 불렀다. IT(정보기술)버블 붕괴 이후였던 지난 200
오전 일찍 눈을 떠 뉴스 검색을 위해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켠다. 눈을 빠르게 움직이던 중 한 기사의 제목에 눈길이 머문다. ‘문 정부 장관 절반 다주택자… 부동산 재산 3년간 77% 증가’. 최근 부동산 뉴스를 주도하는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연합회(경실련)가 내놓은 자료를 토대로 했다.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전·현직 장관 가운데 올해 재산을 신고한 이들 중 절반이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의 1인당 평균 부동산 재산은 임기 초인 2018년에 비해 올해 77% 넘게 증가
퇴근길 서울 도심을 걷는데 문 닫은 가계가 한둘이 아니다. 한두어 달 전만 해도 버젓이 영업했던 카페며 옷가게의 불이 꺼져 있다. 언제나 복작댈 것 같던 을지로도, 청년들로 넘쳐났던 강남역도 활기가 없다. 오후 8시. 식당은 휑뎅그렁하고 지하철은 텅빈다. 이러한 풍광은 지표로 잡힌다. 지난 2분기 우리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올 연말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성적표를 받아들 것이 확실해 보인다.그런데 이상하다. 이런 상황에 집값은 몇 달 새 몇억이 올랐다. 30대들이 ‘영끌’을 해서 집을 산단다. 주
정부가 태릉골프장과 용산 캠프킴(미군기지), 상암DMC 랜드마크 용지 등 도심 유휴용지와 공공 참여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해 서울 및 수도권에 2028년까지 13만2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이른바 8·4 대책의 주요 내용이다.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23차례에 걸쳐 대책을 발표했다. 대부분 수요 억제에 기반을 뒀지만 공급대책도 꽤 많이 들어갔다. 2018년 9·21 대책과 12·19 대책, 작년 5·7 대책, 올해 5·6 대책과 8·4 대책까지 5번이나 주택공급 대
모든 시장이 그렇듯이 주택시장도 수급 논리에 움직인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면 당연히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만고불변의 진리다. 최근 3년간 서울 집값 급등도 수급(수요공급) 불안에서 비롯됐다.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이 넘는 동안 공급을 규제하는 정책이 펼쳐지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인 가구 등 인구는 늘어나는데 각종 규제를 통해 수요를 억제한 것이 현재의 집값 불안을 부른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지난해까지 서울 아파트의 연평균 준공 실적은 3만9734가구다. 3년
최근 한달여 부동산시장은 격변기를 보내고 있다.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폐지, 행정수도 이전,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이 최근 부동산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다. 이 이슈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진 이후 일순간 여론의 중심에 똬리를 틀었다.등록임대사업자 제도 폐지는 정부의 ‘7·10 부동산대책’을 통해서 이뤄졌다. 다주택자들이 임대기간(4~8년) 시세차익을 누리고도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을 명분으로 삼았다. 그러나 다주택자들은 “정부 대책에 따라 사업자 등록을 했
2000년대 이후 한국 부동산은 대개 글로벌 부동산 시장과 연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를 내리면 한국은행도 내려야 했다. 글로벌 유동성 장세는 손쉽게 국내 유동성 장세로 이어졌다. 2000년대 초중반도 그랬고, 2010년대 중후반도 그랬다.이랬던 흐름이 코로나19가 닥친 올해는 완전히 깨졌다. 미국의 부동산은 버티는 것도 힘든데, 한국의 부동산은 펄펄 끓는다. 서울은 좀 심하다. 1년 전 7억원이면 살 수 있던 집이 지금은 10억원을 줘도 못 사는 집이 적지 않다. 이러니 서울 아파트가 미국 맨해튼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