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인분 아파트로 떠들썩하다. 하긴 우리나라 주택의 반 이상이 아파트니 많은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가질만하다. 내 집을 지을 때 누군가가 용변을 여기저기에 본다는 건 자기가 먹지 않는다고 못 먹을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는 것에 비할 바일까? 지금 2022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파트 건설현장의 현주소다.지난 5월 경기도 화성의 한 신축 아파트 천장 속에서 인분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건설현장의 열악한 환경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지난해 발표한 2020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의 주택 중 아파트 비율이
수도권 소재 한 현장이 원·하도급 분쟁으로 멈춰 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봤다. 현장의 자세한 상황을 살펴봤더니 자재 적재와 관련해 분쟁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하도급업체는 공사 계약단계에서 현장 한 곳에 자재 적재를 허락받았고, 그렇게 공사를 진행하다 장마로 일부 자재에 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원도급업체로부터 “현장이 번잡하니 자재는 따로 외부에 공간을 마련해 보관하라”는 지시까지 내려왔다.이에 하도급업체는 우리 귀책으로 인한 피해가 아니고, 당초 약속과 달리 자재 적재 장소도 마련해야 하니 공사비 증액이 필요하다고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마다 건설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와 담당자가 존재한다. 그리고 기자들은 취재를 위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니다 보니 시시콜콜한 정보들까지 알게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그들이 어떤 식당을 자주 가는지, 업무추진비를 언제 어디서 사용했는지 같은 것들이다.재미있다고 느끼는 점은 많은 경우 그들이 식당을 찾은 이유가 건설 관련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한우를 먹으면서 국토 정책을 모의하고, 회를 먹으면서 현장 안전문제를 논의하는 식이다.건설산업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중요 현안을 식당에서
이달 초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을 맞이해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행사가 열렸다. 정부는 매년 7월 첫째 주를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으로 정해 산업재해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지난 1968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올해로 55회를 맞았다.특히 이번 강조주간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원년에 맞춰 이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열렸다. 각종 세미나와 포럼을 비롯해 토크콘서트, 안전 관련 가상현실(VR) 체험, 대기업과 미래 안전 보건 인력과의 소통의 장 등이다.사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온라인으로 접수받은 사전 신청도
지난달 23일 행정안전부가 ‘2020~2021년 호우·태풍 피해 복구사업’ 중앙합동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2년간 호우·태풍 피해를 입은 곳 1만8007곳 중 지난달 15일까지도 복구를 끝내지 못한 곳이 414곳이나 된다는 내용이었다. 2020년 213곳, 지난해 201곳이다. 기자는 올해 장마가 벌써 시작됐는데도 아직도 복구를 못 했다는 게 사뭇 의아했다.행안부는 지난 2017년도에 재해복구 추진지침을 마련했다. 이는 자연재해 발생 지역의 재해복구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한 지침이다. 다음해 우기 전에 주요공정을 완료하겠다는
새 정부 초기, 노조와 정부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며 건설업계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화물연대 파업의 학습효과였는지 민노총 건설노조가 최근 또다시 파업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달 28일 건설노조는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건설노조 대정부 5대 요구안 쟁취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유가·원자재값·물가 폭등에 따른 건설노동자 생계대책 마련 △적정임금(임대료) 보장 △건설노동자 탄압 중단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중단 및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등 요구안을 공개하며 강력 투쟁을 선포했다.기자회견 후 업체들을 만나 현재 상황에 대해 물었
지난해부터 자재 가격 폭등에 인건비 상승분까지 보태지면서 건설현장의 시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심각한 경영난을 앓고 있는 건설사들은 범정부 차원의 비상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연일 촉구하는 상황이다.정부 역시 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을 정도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영세한 하도급사에만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발주자와 원도급사가 공사비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그런데 이같은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건설공사 계약금액 조정 관련 점검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현장별로 설계
XX현장 중대재해처벌 합동감식, ○○시 중대재해 예방 업무처리 지침 강화, □□시 중대재해 예방 우수기업 노동환경 개선 대상 기업 모집, 고용부 중대재해 위반 혐의로 모 건설사 압수수색….포털 사이트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기사 제목들이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사회 각 분야에서 보여주는 높은 관심이 드러나는 듯하다.학계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00일을 맞아 포럼, 토론회가 개최돼 교수, 변호사, 정부 관계자, 스마트 안전기술을 개발하는 회사 대표 등이 저마다 의견을 개진했다.최근에는 한
서울 신림선 경전철이 지난달 28일 개통했다. 서울대 앞 관악산 입구와 9호선 샛강역을 잇는 8km에 달하는 도시철도 신림선은 2호선 신림역과 7호선 보라매역을 경유한다. 그간 교통 소외지역이었던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 건물 지하 통로로 개찰구가 바로 이어져 본 기자의 출퇴근은 더욱 윤택하고 수월해졌다.2016년 착공 후 6년 만에 개통한 신림선은 민간투자사업으로 총사업비 7422억원이 투입됐으며, 하루 13만명을 수송할 수 있다. 전동차 무인운전시스템에 국내 최초로 국산 신호시스템이 적용돼 기관사 없이 종합관제실을 통해 차량 출
최근 공공공사 조기발주를 놓고 건설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물량확보 면에서 좋다”는 곳도 있고,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지적하는 업체도 있다. 분명한 점은 경기 부양과 건설업체들의 일거리 확보 면에서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한 좋은 정책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 분위기와 상관없이 “하던거니까”라며 매년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구태에서 나온다.현장에서 만난 업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한 수도권 소재 현장소장은 “우리 업종의 경우 숙련공이 귀한데 매년 특정 월에 발주를 몰아 하니 이제는 그 시기만 되면 실제 일이 많고 적고
지난 10일 새 정부가 출범했고, 내달에는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다. 또 이에 따라 관련 부처 주요 인선이 이뤄지고 있고,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새 수장을 맞이할 준비에 바쁘다.재정비가 끝난 곳들은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하는데 정신없고, 각 지자체들과 기관들도 새 수장과 함께할 계획 준비에 한창이다. 하루하루 새로운 이야기가 없나 찾아다니는 취재기자 입장에서는 연일 기삿거리가 쏟아지니 바쁘기는 해도 나쁘지 않은 시기다.다만 그들의 관행을 보면 걱정도 든다. 종종 공무원들이 “새 정책 수립 계획을 보고해야 하는데 대중에게 어필할 만한
얼마 전 한 전문건설업체가 개최한 안전경영선포식에 다녀왔다. 새롭게 구축한 안전관리시스템을 소개하고 임직원들의 안전경영 의지를 다지기 위한 자리였다.이 회사는 수개월간 컨설팅을 통해 맞춤형 위험성 평가를 마련하고 개별 현장 단위로 안전관리 상황을 체크할 수 있는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본사에서는 각 현장의 위험 요인과 안전관리 수준을 계량화된 척도로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내릴 수 있게 했다.통상 안전경영선포식은 대기업의 전유물로만 생각해온 터라 나름 신선한 자리였다. 더욱이 이날 선포식은 경직되고 엄숙한 분위기는 아니었고 편안
얼마 전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두꺼비가 새끼를 등에 업고 공원 연못과 인근 와우산을 힘겹게 지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수로에 빠져 길을 헤매기도 하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거친 바닥을 기어가는 모습이 지나는 행인의 발과 자전거 바퀴에 아주 위태로워 보였다.로드킬(Road kill)은 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양서류가 포유류에 이어 많은 피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생동물들에게 생태통로가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허술하게 지어진 생태통로는 동물뿐만 아니라 운전자에게도 위협이 된다. 영동고속도로가 갈라놓은 강원도
정부와 지자체의 엇박자 행보에 업체들이 혼란을 겪는 사례가 종종 있다. 최근 지식산업센터 입주를 놓고도 비슷한 일이 한차례 벌어졌고, 아직도 미해결 상태라 건설업체들이 혼돈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지난해 말 무렵부터 서울시와 경기도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들이 페이퍼컴퍼니를 걸러낸다는 이유로 건설업 등록기준에 미달한 업체들을 적발하는 과정에서 지식산업센터 등 산업단지 입주 건설기업들을 사무실 기준 미달로 규정, 행정제재를 가했다.업체들은 수년간 큰 탈 없이 산업단지에 입주해 일을 해왔던 터라 돌연 이뤄진 처벌에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는 5월 출범 예정인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에 전 제주도지사인 원희룡 대통령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내정됐다.건설업계도 원 내정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수년째 이어진 건설경기 침체와 생산체계 개편 부작용 등으로 침울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때문에 업계는 건설산업 활성화가 부동산 민심잡기라는 정책 목표 못지않게 중요한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이와 관련해 그가 제주도지사로 도정을 이끄는 동안 추진한 건설업 정책들을 통해 향후 원 내정자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최근 자잿값이 급격하게 뛰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철근 가격이 지난해보다 39.7% 급증한 톤당 100만원으로, 시멘트 가격은 24% 증가한 톤당 9만3000원으로 추정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 원자재 수급 불균형은 원유 가격 급등도 불러왔다. 지난달 배럴당 가격은 1년 전보다 64.5%나 오른 128달러까지 급등했다.전문건설업체들이 겪는 어려움은 자잿값 문제만이 아니다. 인건비 상승과 노조 횡포에도 곤란을 겪고 있다. 수십개 노조가 한 현장에 달라붙어 채용요구나 월례비, 노조발전기금 등을 요구하
지난달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원도까지 번져 진화하는 데만 213시간이 소요됐다. 화마가 휩쓸고 간 강원·경북 지역 산간에는 많은 이재민들과 엄청난 규모의 산림 소실이 생겼다.산림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현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산림은 서울 면적(6만500㏊)의 33.9%에 달하는 2만523.25㏊가 잿더미로 변했다. 가옥·농막 등 수많은 건축물이 화재로 소실됐을 뿐만 아니라 공공시설은 피해가 더욱 컸다. 도로 4곳, 산사태·임도 10곳, 상수도 5곳 등 459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대형 산불 진화 후 우리에게 남은
정부 주도로 새로운 산업 길이 마련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수년 전 스마트시티와 도시재생 등의 새로운 먹거리로 분류되는 산업군이 생겨났고, 건설업체들도 여기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낮은 성적표 배경에는 새로운 산업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 법체가 있다. 업체들은 새로운 먹거리에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법이 미비했다.예로, 도시재생사업의 경우 도심에서 진행되는 정비사업이었지만 민원처리 문제와 안전 관련 기준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면서 공사에 뛰어들었던 건설업체들이 고역을 겪었다. 어쩔 수 없이 상업 시
건설업계 취재를 하다 보면 정부 주요 부처들이 건설산업을 외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건설산업을 옥죄는 각종 규제성 정책이 매년 쏟아지고 있지만, 지원제도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특히 산업통상자원부는 물론 중소벤처기업부나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처에서 건설현장을 위한 정책을 내놨다는 소식은 들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되려 각 부처 소관 법령에 대한 질문을 하거나, 건설 관련 정책 계획을 물을 때 “건설 쪽은 국토교통부에 문의하라. 정책 수립 계획은 없다”는 등의 답변은 이제 예사다.이러한 와중에 딱 한 가지 이
“대형 법무법인이 진행하는 안전 컨설팅의 경우 수억원대에 달합니다. 일부 법무법인은 수십억 단위까지 올라간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취재하다 만난 건설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물론 일부 대형사 사례겠지만 컨설팅 비용은 상상을 초월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비해 안전컨설팅을 제공하는 다른 법무법인이나 노무법인도 비용 역시 최대 수천만원까지로 적은 금액은 아니었다.금액이 이처럼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대비한 자문에 기업들의 수요가 많다는 뜻일 테다. 그럴 만도 한 게 현장에서 사망사고와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