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가 크게 바뀌어 시행되면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는 늘 있게 마련이다. 그런 일이 생기면 수정하면 된다. 다만 타이밍이 중요하다. 하되 즉각적으로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지 않으면 전체 구도가 허물어질 수 있다.전문건설과 종합건설의 업역 규제 폐지와 상호시장 진출은 근 반세기 만에 이뤄진 건설 생산체계의 일대 변화이다. 서로 상대가 있는 협상이기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래도 어렵게 성사된 데는 정부와 전문건설, 종합건설 등 각 이해당사자 간의 양보와 타협, 상생의
전문건설과 종합건설 간 상호시장 진출이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일부 드러나고 있다. 기본적인 업역 개념부터 아전인수로 해석하거나 발주자 지침 등을 왜곡 시행하는 일은 조기에 즉시 바로잡는 것이 좋다.건설업 업역규제 폐지에 기본적인 조건이 있다. 공사비 2억원 미만 사업은 2023년 말까지 시행을 유예해 전문건설 영역으로 둔다는 것이다. 소규모 영세 업체 보호를 위한 조치다. 종합건설사들이 이런 소규모 사업까지 넘보지 말라는 것이다. 전문과 종합 간 양보와 타협의 산물이요 일종의 신사협정이다. 이 취지를 무색하게
건설업 업역 규제 폐지가 올해 공공공사부터 적용되면서 연착륙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 시범사업 모두 전문건설과 종합건설 특성에 따라 대체로 ‘번지수’를 찾아간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호시장 진출 관련 공공 입찰 취소공고가 잇따르면서 일부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지난달 13일 부산대학교는 인문사회관 외 1개 동 적벽돌 보강공사를 발주했다 취소공고했다. 조달청 시설공사 적격심사 세부기준이 아직 개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다음 날 경기 오산시는 전문과 종합 모두에게 입찰을 허용하는 공고를 내면서 종
정부가 평지풍파를 일으키듯 무리한 일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새해 시작과 함께 일주일 남짓 입법예고한 시공실적 신고 이원화가 그것이다. 1997년부터 대한전문건설협회와 대한건설협회 등 법정단체들이 잘해오고 있는 시공실적 신고업무 중 유지보수공사를 따로 떼어내 (재)건설산업정보센터(KISCON)로 이관하겠다는 것이다.이 조치가 실행되면 사실상 정부 기관인 키스콘은 자체 수입이 늘어나고 조직이 커지는 효과가 예상된다. 그 외에는 현장 건설인들을 더 힘들게 하면서 종국에는 건설행정 민간위탁을 무력화하겠다는 오해를 사는 규제로밖에
안전·보건 조치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사고의 경우 최대 징역 10년6개월 형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대법원 양형위원회 산업안전보건법 양형기준 수정안이 지난 12일 의결됐다. 다음 달 5일 공청회와 오는 3월29일 전체 회의에서 최종안이 의결될 예정이지만 수정안 초안의 충격파가 크다.앞서 산업현장서 1명 이상 사망하거나 2명 이상 중상을 입는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기업 CEO와 임원, 대주주까지 최소 1년 이상 감옥에 보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했다. 10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도 있다. 대기업은
정초부터 건설업계를 우울하게 만드는 두 가지 정부 조치가 진행 중이다. 건설 관련 공제조합 운영위원회 규정을 고쳐 정부가 주도하겠다는 것과 유지보수공사 실적관리 업무를 건설산업정보센터(KISCON)에 위탁하겠다는 것이다. 둘 다 민간조직과 업무를 관치화하겠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건설 관련 공제조합 운영위원회 규정을 바꾸는 건설산업기본법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11일 입법예고가 끝남에 따라 규제심사 등 절차를 거쳐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13명인 조합원 운영위원 수를 9명으로 줄이는 한편 관련 건설단체 협회장을 조합원 운영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말 취임했다. 과거 신중치 못한 발언 등으로 호된 질책을 받은 만큼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앞에 놓인 과제들 중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다.급한 불이자 최대 난제는 역시 집값이다. 정부의 선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집값, 전·월세는 치솟기만 한다. KB국민은행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집값 상승률은 8.35%, 전셋값 상승률은 6.54%로 각각 14년, 9년 만에 최고였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1년 새 20% 넘게 급등, 연초 역대 최고치인 3.3㎡(평)당 4000만원을 넘었다. 24차례 ‘특단
어쨌든 2021년 새해가 밝았다. 반칠환 시인은 ‘황새는 날아서… 달팽이는 기어서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라고 묘사했다. 구한 말 학명스님은 ‘묵은 해니 새해니 분별을 말게/ 겨울 가고 봄이 오니 해 바뀐 듯하지만/ 보게나 저 하늘이 달라졌는가/ 우리가 어리석어 꿈속에 사네’라는 선문답을 남겼다.올해는 신축년(辛丑年)이다. ‘辛’이 흰색을 의미하고 ‘丑’은 소를 가리켜 올해는 흰 소띠 해이다. 한편으로 ‘辛’은 ‘맵다’, 혹은 ‘고생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한일(一)자 한 획만 그으면 행(
한 해를 보내는 시간이 오면 겸손해진다. 뒤돌아보게 된다. 조용히 떠오르는 단상은 늘 비슷하다. 겸손, 내려놓기, 성찰, 그런 것들이다. 문득 계영배(戒盈杯)가 떠오른다. 글자 그대로 ‘채우는 것을 경계하는 잔’이다. 채우는 것조차 경계할 정도인데 넘치는 것은 어떨까.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과’ 말이다. 욕심, 말, 행동, 정책이 모두 해당한다.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다. 일단 지르고 본다. 실력은 역부족인데도 욕심이 과하면 무리수를 두게 된다. 사고는 그럴 때 터진다. 설화(舌禍)나 막말 같은 것들도 마찬가지다. 꽉 차지 않은
어느덧 또 한 해를 마감하는 시간이다.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려운 여건서도 건설업은 나름 잘 생존해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경기가 어려울수록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는 건설업의 특성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건설인들은 다행스러움을 느끼면서도 미증유의 피해를 본 다른 산업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가 않다고 한다. 올 한 해 건설업계의 가장 큰 사건은 업종 조정(28개→14개)과 상호실적 인정기준 및 발주가이드라인 마련 등 건설생산체계 변화에 따른 후속 조치들이다. 또한 시설물유
주52시간 근로제가 내년부터 50~299인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된다. 불과 보름 남짓 남았다. 중소·영세 건설사들은 아직 준비가 안 됐다. 이렇다 할 지원책이나 보완책도 없다. 수많은 중소 건설사업자들이 범법자가 될 판이다. 위반 사업주에게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건설인들은 탄식하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주52시간제인가. 건설현장에서는 당장 간접노무비 등 공사비 부담이 급증하고 공기 맞추기가 힘들어진다. 이는 나아가 시공 품질 저하와 안전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건설공사는
대한전문건설협회(전건협) 새 집행부가 지난달 출범했다. 새 집행부는 각각의 총회에서 새로 선임된 16개 시·도회 회장과 18개 업종별협의회 회장들이 주축이다.어느 개인의 삶, 어느 집행부가 쉽고 편한 때가 있을까만 이번 집행부 역시 안팎으로 사정이 여의치가 않다. 그중에서도 다른 때와 확실히 다른 점 하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의 시대라는 것이다. 더욱이 경제산업 전반에 걸친 총체적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건설업 수주물량 감소와 경쟁 심화라는 어려운 여건은 앞으로도 좋아질 기미가 별로 없다. 디지털 혁명의 시대 건설기술 역시 4
종합건설과 전문건설 간 업역규제를 없애기로 했을 때 우려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전문이 덩치 큰 종합에 다 잠식당해버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일단 나오고 있다. 내년 시행에 앞서 실시한 1차 시범사업 결과다. 내년 공공공사부터 시행되는 종합과 전문 간 업역규제 폐지에 앞선 시범사업 입찰 결과 양쪽 모두 크게 손해 보지 않는 쪽으로 나타난 것이다. 1차 시범사업은 기존 종합업역이 5건, 전문업역이 4건 등 총 9건이었다. 이 중 종합 3건과 전문 2건에 대해 양측 모두 참가자격을 준
마치 처벌 강화 일변도의 레이스가 시작된 듯하다. 강화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 처벌 수위를 더 높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이 발의됐다. 여기에 사망사고 발생 시 안전규정을 위반한 시공사 대표를 형사처벌하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까지 추가로 발의됐다. 누가 더 센 법을 발의하느냐를 놓고 경쟁이라도 벌어진 것인가. 건설사들은 숨통이 조여오는 듯하다는 반응이다.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은 사망사고 같은 중대 재해가 발생하면 기업과 경영책임자를 강하게
오는 24일은 또다시 찾아온 대한전문건설신문 창간일이다. 세상에 나온 지 서른넷. 처음 경험하는 환경을 맞고 있다. 분수령에 섰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건설생산체계 변화가 그것이다. 이후의 삶도 이 길을 따라가야만 한다. 훗날 이 기록은 전문건설사 한 귀퉁이에 어떻게 남을까.일제 식민지배와 동족상잔 전쟁을 겪은 후 몇 년이 지난 1958년 비로소 건설업이 처음 법제화됐다. 전문건설업의 전신인 단종공사업은 그로부터도 18년이 지난 1976년 가서야 법적으로 보호·육성되기 시작했다. 1985년 단종공사업이 전문건설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건설업에까지 확대 도입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건설업체들, 특히 중소건설사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9월 이와 관련한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상태다.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중 한 사람 혹은 일부가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해서 승소하면 다른 피해자들도 별도 소송 없이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주로 다수의 피해자가 각각 소액의 피해를 봤을 경우이다. 개별적으로는 소액이지만 다수로 가면 피해액은 천문학적이 될 수도 있다. 그동안은 주가조작이나 허위공시 등 증권 관련
건설업 업역규제 폐지의 첫 시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문건설업계의 우려는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업역을 폐지하면 결국 전문건설이 종합건설한테 다 흡수돼버리는 것 아니냐는 염려이다. 두 번째는 전문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이다. 덩치가 작아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에 대해서는 발주처가 나서서 해소해줘야 한다. 발주처 관계자들부터 생산체계 개편 내용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중요한 선결과제가 시범사업이다. 이를 통해 웬만한 문제점들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본격 시행에 앞서 그런 문제점·미비점들을 찾아내고 수정
모든 분야가 그러하듯 건설만큼 사람이 중요한 분야도 없다. 아무리 훌륭한 설계도와 장비가 있어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으면 그 어떤 형체도 이루어낼 수 없다. 그런 건설현장에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 숙련공 혹은 성실 근로자의 부족이다. 현장의 건설근로자는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고 고용불안과 삐뚤어진 사회적 인식 등으로 선호하는 직업은 아닌 게 현실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런데 제대로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은 장기적인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해서도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마침 정부는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몇 차례 연기됐던 ‘2020 대한민국 도시재생 산업박람회’가 지난 14~16일 서울 강남의 무역전시장(SETEC)서 열렸다. 이 행사는 공공 및 민간의 도시재생 기술을 바탕으로 건축리모델링, 도시공간 개선, 부동산 개발 등을 추진하고 이를 위한 건축, 인테리어, 부동산, 금융 등의 융복합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행사규모가 다소 줄어든 감이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주관사인 대한전문건설협회(전건협) 등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며 애쓴 결과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정부가 올해 내로 적정임금제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관련 기관 및 업계, 학계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찾는 중이다.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 개정안까지 발의돼 있다. 하지만 결론 내기가 만만찮아 보인다. ‘적정’이란 용어의 의미와 해석을 놓고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솔로몬의 해법은 난망하다. 다만 최선이 없으면 차선책은 있을 것이고 이를 위한 일의 순서는 분명히 있다. 적정임금에 앞서 적정공사비를 찾는 것이 먼저다.적정임금제는 발주자가 정한 금액 이상의 임금을 건설현장 근로자에게 의무적으로 지급하도록